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9000만 건, NBC 버라이어티쇼 출연, 미국 아이튠즈 음원 차트 1위 및 세계 18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 자고 나면 새로운 ‘기록’들이 계속 생성되고 있다.
‘말춤’과 ‘강남스타일’ 하나로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사진 오른쪽)의 신기록 행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로 비쳐진 싸이의 활약은 급기야 세계적인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과 계약을 맺으며 ‘장기 생존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류연구소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안에 ‘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수는 총 5억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17일 밝혔다. ‘강남스타일’ 1억 건 조회수 달성 기간은 52일로, ‘1억 건 달성’ 세계 1위인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56일)보다 4일 빠른 기록이다. 세계적인 비디오 분석 회사인 비저블 매저스(Visible Measures)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의 동영상과 관련된 모든 동영상(공연, 패러디, 합성과 네티즌 반응 등)들의 실질 총 조회수는 지난 13일 3억5000만 건이다. 연일 식지 않는 ‘싸이 돌풍’의 생존력이 가능한 이유 3가지를 짚어 봤다.
◆ ‘유튜브’를 통한 실질적인 지배력 = 스쿠터 브라운은 저스틴 비버를 띄우는 가장 큰 소재로 ‘유튜브’를 선택했다. 이 공략은 제대로 들어맞았고, 비버의 ‘베이비’는 56일 만에 1억 건 조회수 돌파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브라운은 이 지점에 주목했다. 자신이 키운 비버보다 더 빠른 기간에 더 많은 조회수로 인지도를 높이는 싸이가 오프라인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비틀스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나 롤링스톤스의 매니저 앤드루 루그 올드햄이 오프라인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반면, 브라운은 온라인을 통해 시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5억 건 유튜브 조회수가 달성되면, 싸이의 세계 투어도 곧 준비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 미국 문화에 젖지 않는 ‘독립성’ = 싸이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미국에서 ‘제멋대로’ 말하고 노래한다. 미국 문화가 우월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자존심과 독창성’에 대한 장점을 빼놓지 않는다. 그가 NBC 투데이쇼에 나와 ‘미국에서 부는 열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치며 “이는 한국이 최고라는 뜻”이라고 얘기하거나 ‘강남’ ‘싸나이’ 등 한국에서 유행하는 단어를 영어로 직접 ‘강의’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미국인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싸이는 미국 공영라디오(National Public Radio)와의 인터뷰에서 영어로 된 작품을 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언어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능하다면 한국어를 이용해 내 나라에 담긴 큰 역사를 말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미국 문화에 젖어야 한다는 많은 제작자들과 다른 싸이의 행보에 미국인들이 새로운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 트렌드를 읽는 영어권 싱어송라이터 = ‘강남스타일’ 이후의 싸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싸이가 미국 문화를 열광시키는 내재된 요소와 능력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감각적인 영어를 구사하는 데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클럽 댄스 음악에 대한 창작력과 감각도 남다르다는 것.
전문가들은 “싸이는 미국 버클리음대를 졸업하고 트렌디한 음악을 국내에서 꾸준히 선보여 왔고, ‘강남스타일’을 계기로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잘 아는 영리한 뮤지션”이라고 입을 모았다.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이고 무대에서 망가지며 관객을 즐겁게 할 줄 아는 재미있는 퍼포머라는 점도 그의 생명력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비결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