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일 기자] 90년대 10~20대 팬들을 열광케 했던 한국가요가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향하고 있다. 한류는 90년대 중·후반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일컫는 말로 2000년대 일본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가수 보아의 일본 진출, ‘욘사마’ 배용준은 일본 한류를 대표하는 아이콘. 이는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 수출을 넘어 문화, 관광 산업으로 저변을 넓히며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시아를 기점으로 시작된 한류바람은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해온 K-pop 가수들은 올해 상반기 프랑스를 열광케 했으며 ‘2012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한류 문화를 확산시키려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2012년 7월 태국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인 ‘Korean Day 2012’가 열렸다. 주태국 한국대사관(대사 임재홍)이 주최하고 KCA(Korean Culture Alliance Co,.Ltd.)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치앙마이와 콘캔 등 한국 문화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7월12일~13일 태국 북부 치앙마이 주 치앙마이대학교(Chiang Mai University), 7월16~17일 북동부 콘캔 주 콘캔대학교(Khon Kaen University)에서 총 나흘간 실시된 ‘Korean Day 2012'는 현지 주민 및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류스타 및 K-pop을 비롯하여 한국의 음식, 언어, 태권도, 관광명소, 각종 공산품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
● 한류의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행사장 입구부터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한류 스타들의 사진이다. 이는 한국 bnt뉴스(대표 박병국)와 bntnews Thailand(대표 이정환)가 마련한 ‘한류스타 보도 사진전’으로 국내 연예인들의 화보 및 현장 사진 80여 점이 전시되어 볼거리를 마련했다.
‘과연 주민들이 한국 연예인을 알아볼까?’라는 의문도 잠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각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거나 사진을 감상했다. 태국의 지방도시에도 한류의 씨앗은 싹트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행사 중간에 마련된 ‘태국 지역 K-pop 팬클럽 모임’에 참석하면서다. 치앙마이 지역 팬클럽 모임에서 만난 Sincere Shik는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팬임을 자청하며 서툰 한국어로 “내 이름은 차선민입니다. 태국 이름은 신시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최근 태국에서는 부르기 편하고 기억하기 쉬운 한국 이름을 짓는 것이 하나의 팬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어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대학내 한국어 수업을 듣거나 한국어 학과에 입학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국의 다양한 문화 체험의 場
주요 관계자의 인사말이 끝나고 용인대학교 태권도 시범단의 화려한 시범공연, 태국의 커버댄스팀의 공연으로 막을 연 행사는 훈훈한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특히 한국의 태권도를 알리기 위한 시범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행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태국에서 실시한 ‘Korean Day 2012’의 주요한 취지는 한국의 여러 가지 문화를 알리는 것. 때문일까? 빽빽하게 마련된 행사부스는 저마다 다른 콘셉트로 한국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여행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다트던지기 이벤트를 통해 ‘저작권 보호 캠페인’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는 한국식품을 맛볼 수 있는 행사부스와 함께 별도의 장소에서 직접 한식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쿠킹클래스’를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TJ미디어와 함께 하는 노래자랑’, 한국어에 관심이 많거나 한국 취업을 계획 중인 지역민을 위한 한국어 강습, 한국의 가공식품 및 공산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판매부스 등이 더해져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김밥, 떡볶이, 만두 맛있어요. 한국어(를 배운지 얼마 안돼서) 잘 못하지만 재미있어요. 태권도 좋아요. 귀여워! 사진 찍고 싶어요”라며 즐거움을 표했다.
한류는 하나의 문화현상을 뛰어 넘어 다양한 분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현지 상황이 다소 과장되어 국내에 보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버블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세계를 향한 한류바람은 세계 곳곳에 한국이라는 이름과 함께 가능성의 씨앗을 전파하고 있다. 이제 그 씨앗을 싹틔워 진정한 한류열풍을 불러 일으키려는 시도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