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교감하는 사색 공간
‘원서작업실’은 서울 종로구 한옥 밀집 지역인 원서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한옥들이 모여 전통미를 간직하며 세대를 이어온 지역으로, 현대적 생활 방식에 맞춰가면서도 역사가 깃든 공간적 맥락을 보존하려는 요구가 공존하는 곳이다. 이러한 원서동의 분위기는 원서 작업실의 건축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서작업실은 하나의 작은 마을을 형상화한 공간이다. 다섯 개의 지붕은 각기 다른 크기와 형태를 가지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마치 손바닥을 펼쳐 비원을 향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는 전통 마을의 군집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원서동의 역사적 맥락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건물은 주변 전통 한옥과의 조화를 꾀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더한 공간 실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외관과 내부 설계는 전통적 형태미를 반영하되, 현대적 재료와 건축 방식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각 층과 공간마다 기능과 요구에 따라 최적화된 구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사용하여 안정성을 확보했고, 2층의 기둥은 철골 기둥과 중목 기둥을 조합하여 목재의 따뜻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구조적 견고함을 유지했다. 지붕의 중목 구조는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계승하고 있다.
외벽 마감재로는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를 사용해 현대적 재료와 전통적 분위기를 동시에 표현했다. 노출 콘크리트, 철골, 목재, 합판 등의 자재를 솔직하게 사용함으로써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여기에 한지 마감재를 더해 한국적인 미감을 더욱 살렸다.
내부 공간은 한국 전통 건축의 유기적인 배치 방식을 참고해 다양한 작업과 창작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했다. 여러 개의 소형 공간이 서로 연결된 동선과 외부 조망을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통 한옥의 다목적 공간처럼 필요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거나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특히 1, 2층의 작업실과 회의실은 가변적으로 구성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